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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왓챠 & etc

넷플릭스_브리저튼_후기 (1) 이모저모

by Marina_J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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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_브리저튼_후기 (1) 이모저모

드디어 넷플 오리지널 브리저튼을 다 봤다. 그래서 쓰는 잡담과 역사적 배경들.

 

1. 브리저튼의 원작 로맨스 소설은 출간한 지 올해로 20년.


줄리아 퀸 여사의 브리저튼 남매 시리즈 중 첫 편, 공작과 나 (브리저튼 시즌 1)의 첫 출판일은 2000년 1월 5일. 무려 20년 전인 데다 시대극 로맨스 소설이라 보기엔 좀 불편한 요소들이 있고 그 시대 여자들이 가진 억압과 한계가 작품에 녹아있다.  그래도 유쾌하게 풀어내려고 함.

1) 코르셋. 

숨도 못 쉴정도로 코르셋을 조이느라 고생하는 페더링턴 자매.  

속옷이지만 여자를 억압하는 제도와 사상 모든것을 단 하나로 상징할 수 있는 소품이기도...  

잦은 코르셋 착용으로 생긴 다프네의 등의 상처

시대극 보면서 이런건 한 번도 떠올린 적이 없는데 순간 띵 했다. 새 운동화조차 길들일 땐 피나고 딱지가 앉는데 코르셋이라고 안 그랬을까. 

 

 

2) 다프네의 큰 오빠이자 가주인 앤소니 브리저튼이 작고한 아버지 대신 동생의 결혼을 승낙하는 장면인데, 막상 당사자인 다프네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편감을 들이대는 오빠 새기

나씨 얼굴보면 화나서 웃음도 안나옴 진짜 ... 뭐가 좋다고 쪼개냐?


일단 브리저튼 자작가문은 가주인 아버지 에드먼드가 38인가 쯤에 죽었기에 장남 앤서니가 일찌감치 자작위를 이어받아서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고 이끌 의무가 있다. <-앤소니를 주인공으로 한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에 이런 내용이 나옴. 옛날 책이라 번역한 제목이 세기말 감성이라 블로거 본인은 원제 "The viscount who loves me"로 기억하고 있음.  


여하튼 ep.1을 보면 오빠 놈이 이상하게 책임감을 발휘함. 다프네가 샬롯 왕비에게 그 시즌의 보석이라며 찬사를 받고 사교계의 별이 될 줄 알았건만, 앤소니가 챙놈이 다프네 신랑감 죄다 훼방 놈 ㅅㅂ.... 

오빠 입장에선 저놈은 도박빚 저놈은 차남 저놈은 뭐가 어쩌고저쩌고~ 다 지랑 같은 똥통에서 구르는 놈들이니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이 과정에서 다프네의 의사는 죄다 무시됨. 

첫 파티에서 자신감 충만한 다프네와 견제하는 앤소니

그렇게 거르고 걸러선 오빠가 괜찮다고 고른놈은 웬 찌질이 ㅎㅎ.... 마치 집에서 부모님이 강요하는 선개팅 상대 마냥 진심 극혐 ^^이거 안 당해보면 모름.

 

부모님 지인들이 함 만나보라고 자리놔주는 남자들 같음. 머랄까.... 불쌍한 도태남 구제해주려고 어떻게든 장점을 착즙하고 포장해서 정상인 여자를 희생시키는 꼴임. 

* 집이 부자야~ 돈을 잘벌어~ = 엄청난 부자도 아님, 나도 우리 집도 그 정도는 있거나 더 나음.^^  
* 체격이 좋다 = 지하철에서 흔한 돼지男  
* 잘생겼어 = 미/스/터 트롯 참가자들 느낌, 근데 한참 못 미치는 손민수들 한 트럭. 
* 착하고 성실 = 말 핀트 못잡는 어버버 한 남자 나옴  
* 키 175라고 함 = 실제로 나가보면 170도 안 되는 난쟁이 나옴. 

이건 경험담인데 내 키가 169인데 발아픈거 싫어서 컨버스 잭 퍼셀 신고 나갔더니 그 사람 눈높이가 나와 같았음. 즉 60 후반~70 언저리라는 것임. 175라는데 그건 본인 희망사항이겠지. 너무 웃겨서 남동생한테 얘기하니까 얘도 욕함 ㅋㅋ 얘는 키가 179인데 남들이 180이라고 올려 말하라고 해도 쪽팔리다고 안 그러고 키 올려 말하고 깔창 신고 다니는 남자들 극혐 하는데, 이 얘기 듣더니 남자 새/끼가 자존심도 없냐고 욕 한 바가지 함. 

다프네한테 찝적거리다 한방 쳐맞는 나씨


-> 하여간 오빠 앤소니가 잘라버린 다른 구혼자들 때문에 다프네에게 남은 선택지는 상찌질이 '나이젤 버브룩'... 바로 위에 언급한 도태남 특징을 고대로 옮긴 놈. 키작+돼지+못생김+작위도 남작+성격도 꼬였음. 심지어 나이젤 엄마, 나이젤 엄마도 아들이라면 껌뻑 죽는 괴랄한 사람. 우리아들 타령하는 .... 그댁아들 줘도 싫습니다만...

 

그 시즌 최고의 보석이라 찬사받은 다프넨데... 쌍으로 묶여서 진창으로 떨어짐. 하... 이건 뭐 신입 사원한테 늙다리 대리 과장이 들이대서 여자가 피 보는 거랑 똑같은 상황이자너 -_-? 앤소니 지가 자작이면 신랑감도 최소 자작에서 찾아줘야지.... 


여하튼 앤소니 때문에 다프네는 결혼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빠의 친구인 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과 서로 사랑에 빠진 척 연기를 하기로 약속함. 사이먼 역시 딸을 공작부인으로 만들기 위한 어머니들의 레이더에 질려버렸기 때문에 적당히 떼낼 수단이 필요했음. 그렇게 둘은 연기를 시작하고 드라마도 전개됨.


3) 이 시대엔 노처녀가 된다면 지위를 보장 받을 수 없음. 그래서 다프네도 결혼에 목을 매고 다른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 혼자가 되더라도 사별해서 과부 되는 게 최선임. 

 

2. 유색인종 캐스트

난 유색인종 캐스팅에 관해서 거슬린건 없었음. 오히려 주입식으로 미남 미인이라고 나오는 게 이해 안 될 뿐이지.... 하 ㅋㅋㅋ 개인의 취향이 다르다지만, 콜린 브리저튼 & 마리나 톰슨 둘다 말을 말자.... 마리나는 귀여워도 콜린은 피시방 가는 중딩같다고 ㅠ 

스킨스나 스캄에 나와야할것 같은데.... 권투선수 아내가 더 분위기 미인인것 같은데ㅠ

브리저튼은 그 뿌리부터가 BBC에서 나오는 정통 시대극들과는 거리가 오조오억배 멀다. 오만과 편견이나 엠마 남과 북 같은 고전문학이 아니라, 미국 작가가 21세기에 출판한 할리퀸 로맨스 소설. 그동안 고전문학이 작품화되고 고증되었던 것처럼 실사화 됐다면, 캐스트는 전부 백인이고, 유색인종은 노예 엑스트라 1 정도로 끝날 것임. 근데 사실 캐스팅 말고도 복식, 소품, 음악 죄다 짬뽕인 게 브리저튼임ㅋㅋ


모두 알다시피 영국에선 아시아 쳐들어와서 나라 쑥대밭 만든거 말고도 아프리카 원주민을 강제로 납치해서 노예로 착취한 전례가 있다. 결국 어찌어찌해서 그 후손들이 노예가 아니라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어엿한 시민들이 됐다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 억압한 사례도 차고 넘침. 

 

여튼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대극에도 다양한 인종으로 캐스팅하고 있고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거라 익숙하진 않지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기를 잘하거나 케미가 좋으면 이런 거 보이지도 않음. 사이먼 씨 연기는 100점이 아니지만 여주랑 잘 어울려서 굿 캐스팅이라고 생각함.


일부에선 한국 드라마, 사극에 흑인, 백인 아님 중국,일본, 동남아 사람이 캐스팅되면 어색하지 않겠냐면서 브리저튼의 유색인종 캐스팅에 반발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근데 막상 본국에선 별다른 얘기 없던데 국내에선 폰 논란이... 

사실 일부는 동감하긴 한다. 우리 사극에 외국인 캐스팅 되면 못 볼 거라고. 근데 브리저튼이 배경인 영국은 제국주의 국가로 원죄가 있는 나라지 않나?  우리 역사에 서양 동남아 자원 수탈하고 원주민들 노예로 끌고 온 사례가 있음? 오히려 멀리는커녕 옆 나라한테 계속 당했지 ㅜㅜ ㅅㅂ...

 

영국이나 미국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은 나라가 수탈을 앞장섰고 국민들 그 혜택을 누렸으니, 조상의 원죄를 후대가 책임져 나가야 할 일 아닐까?

그래서 이 시리즈를 제작한 나라들이 역사적 배경으로 인한 다인종 국가인 만큼, 브리저튼에서 유색인종 캐스트는 개인의 판타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함. 그래도 아시안은 엑스트라 1인 거 보니, 아시안은 안중에도 없구먼 ㅋㅋ 이 생각 들긴 함.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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